
보건복지부가 내년 하반기 상병수당 시행을 앞두고 첫 공개 공청회를 개최했다. 노동·시민사회계는 상병수당 적용 대상을 넓히고 보상을 더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병수당 시범사업에서 효과 ‘확인’
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공청회를 열고 상병수당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상병수당은 업무 외 질병과 부상으로 일하지 못하는 기간의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022년 15~64세 취업자를 대상으로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다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게 직전 소득의 60%를, 고용·산재보험 가입자와 자영업자에게는 최저임금의 60%를 지급중이다. 질병과 부상 발생 이후 첫 7일을 공제하고 최대 150일간 보상한다.
이날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시범사업 시작부터 올해 7월까지 1만4천365명이 총 208억300만원을 받았다. 1인당 평균 30.5일간 약 145만원을 지급받았다. 신청 2만4천483건 중 2만2천883건에게 수당이 지급돼 지급률은 93.5%였다. 수급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65.6%, 중소사업장 비율은 48.6%였다. 실제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다. 제때 치료받은 비율은 17.1%포인트, 충분히 치료받은 비율은 16.9%포인트 높아졌다. 박지영 공단 상병수당추진단장은 “유급병가를 제공하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의 저임금·비정규직·고연령층 근로자가 상병수당의 주요 수급 대상”이라며 “아프면 쉬고 제때 치료받는 분위기 조성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대상과 보상 수준은 남은 과제
공청회에서는 적용 대상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65세 연령제한을 없애고 보험가입 여부도 따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흥수 아프면실권리공동행동 공동대표는 “65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4명 이상이 여전히 일하고 있고, 80세가 넘어도 5명 중 1명이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령 노동자는 회복 기간이 길고 중증화 위험도 높아 오히려 상병수당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짚었다. 이어 “상병수당의 취지는 ‘건강보험 피보험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으로 일하지 못해 소득을 잃은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피보험자 여부만을 중심으로 자격을 설계하면 플랫폼·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은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기간을 현행 7일에서 3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기기간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못하게 된 날부터 수당 지급 개시 전까지 보상을 제외하는 기간이다. 짧은 질병이나 가벼운 통증을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제도 남용을 막으려는 장치다.
나백주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는 공청회에 앞서 양대 노총과 공동으로 주최한 ‘제대로 된 상병수당 도입을 촉구하는 1만 명 선언’ 기자회견에서 “대기기간 7일은 격리 기간이 대개 일주일 이내인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정작 보호받지 못한다”며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30호는 대기기간을 두더라도 3일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민사회계는 보장기간을 현행 150일에서 최대 18개월로 확대할 것과 소득 보장 비율을 현행 60%에서 66.7%로 올릴 것도 요구했다. 최미라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상병수당의 대상은 넓게, 접근 문턱은 낮게, 소득보장은 충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