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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민연금 수급연령 연계한 정년연장을 입법하라’
글쓴이 현대위아노조 작성일 2026-09-15 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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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지부장 강성호)는 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국민연금 수급연령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입법하라”고 요구했다(매일노동뉴스 2026년 9월8일자). 한 사업장 노조조직에서만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에 따른 정년연장 입법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10일 한국노총을 찾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년연장 입법에 관한 약속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매일노동뉴스 2026년 9월11일자). 이에 앞서 3일 양대 노총 위원장과의 차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정년연장 입법을 확실히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으니(매일노동뉴스 2026년 9월7일자), 한국노총 위원장이 그 이야기를 꺼내서 대꾸한 것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오늘 이 나라에서 노동조합은 이재명 정부에 정년연장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2.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연장을 요구했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는 정년연장 입법이 되면 즉시 적용하되, 현행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정년연장에 관한 입법을 통해서 정년이 65세로 늘어날 경우 61~63세에는 기존 임금 인상분을 적용하고, 정년 2년 전에 임금을 동결하고 1년 전에 10% 삭감하는 현행 임금피크제에 따라 64세에는 임금을 동결한 뒤 65세에만 10%를 삭감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사가 합의했으니 기아차지부가 정부와 국회에 정년연장 입법을 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어서 요구한 것이겠다. 정년연장을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제출해서 교섭해서 노사합의를 했지만, 정년연장에 관해서는 입법에 따르기로 합의해 버렸으니 이제 조합원의 정년연장을 위해서는 노조는 정부의 정년연장 입법에 매달리게 된 것이다. 정년연장을 요구해 온 노조가 입법되는 걸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면, 냉정하게 보면 정년연장을 단체협약 수준에서 쟁취하는 걸 그만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합원의 권리를 법이 정한 대로 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는, 법적 최저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조합원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행사를 불필요하게 만든다. 근로기준법 등 법이 정한 대로 적용받을 것이라면 굳이 노동조합을 조직해서 교섭하고 쟁의할 필요가 없다. 조합비만 낭비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는 조합원의 정년연장에 관해서 입법에 따르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그동안 현대차 등 노동조합의 정년연장 요구에 대해서 나는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칼럼을 썼다. 2024년에도, 2023년에도 쓰고 썼다. 그것은 법적 정년을 적용하라고 노조가 단체교섭 요구를 한 것이 아니기에, 법적 정년은 60세이지만 그걸 넘어 64세, 65세로 조합원의 정년을 연장하라고 요구한 것이기에 그것을 관철할 수 있는 사업장이라도 쟁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년연장에 관한 요구와 달리 노사합의 내용에는 잘했다고 응원해 줄 수가 없었다. 현대차·기아차와 같이 조직력과 투쟁력을 갖춘 곳에서 쟁취해 주길 바랐던, 정년연장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 그리고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연장에 관해서는 입법에 따르기로 노사가 합의했으니 이제 나는 정년연장을 쟁취해 줄 것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졸지에 응원할 일도 없게 돼버렸다.

3. “법적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을, “법적 정년 65세 단계적 연장, 2025년 내 입법 및 범정부 지원방안 마련”을 이재명 대통령은 공약했다(21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 321면·360면).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 상향과 연계한 단계적 법적 정년연장”을 염두에 두고서 이같이 공약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국민연금 수급연령은 단계적으로 65세로 상향하게 됐음에도, 하겠다던 65세로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입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국노총을 비롯해 이 나라의 노조는 정년연장 입법을 거듭해서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 노동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고 대통령 등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국민연금 수급연령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입법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자신이 한 약속이니 마땅히 지켜야 한다. 그걸 지키라고 노조가 요구할 것도 없이 그래야 하지만, 2025년 내 입법은 고사하고 올해 내에 입법하기 위해서 강력 추진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 기아차지부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요구를 하고,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에게 거듭 촉구를 하는데, 그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대답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들리지 않는다. 노동자가 근로계약상 노무를 제공할 수 있으면 스스로 그만두기 전까진 일할 수 있도록 정년제도를 폐지하라고 대단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60세인 법적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에 따라 65세로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이 나라에서는 노동자가 애원해야 하는가.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국민연금 수급연령을 상향하면서 노동자의 정년은 그보다 훨씬 이른 연령으로 정해서 운영하게 된다면, 퇴직 노동자의 생활 보장을 떠나서 재정 운영면에서 연금제도를 원활하게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가 없다. 그러니 노동자·노조가 아니라 연금제도 운영을 책임지는 정부가 수급연령 상향에 맞춰 노동자의 정년을 연장에 나서야 하는 게 당연하다. 노동자가 애원할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엉뚱하게 노동자가 정부를 상대로 요구하면서 매달리고 있으니 참으로 별일이 아닐 수 없다.

4. 현대차·기아에서 노조가 올해 정년연장에 관해 노사합의를 하면서 임금피크제를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이것이 노조가 쟁취한 성과라고 여기고 있다. 사용자 자본을 대변하는 언론들은 그 합의가 다른 사업장들에도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기도 했다. 정년연장에 임금피크제 도입은 이 나라 노동자들에게 트라우마 같은 것이다. 2013년 5월, 근로자의 법적 정년을 60세로 하는 정년연장을 하면서 정년연장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을 개정했다. 그 때문에 이 나라는 난리가 났다. 사용자들이 여기서 임금피크제가 필요한 조치라면서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피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정년을 몇 년 앞두고 기존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고작해야 법적 정년인 60세로 해서 기존 정년을 연장하는 것임에도, 그래서 법적으로는 정년을 연장해 주는 것이라고 볼 것도 아님에도 정년을 몇 년 앞두고서 노동자들은 기존 임금을 삭감당해야 했다. 마땅히 억울하고 분했다. 많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임금피크제가 위법·부당하다고 소송했다. 하지만 과반수노조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도 거치지 않고 도입했거나, 기존 정년까지 지급받는 것보다도 연장된 정년까지 일해서 지급받는 총액이 오히려 적는 등 예외적으로 승소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법원은 고령자고용법이 규정한 필요한 조치라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판시하며 적법·유효하다고 판결했다. 40%, 50%가 삭감돼도 이 나라 법원은 이렇게 임금피크제 도입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니, 현대차·기아와 같이 정년퇴직 2년 전에는 임금 동결하고, 1년 전에는 10%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정도야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정년연장 입법으로 이런 일을 당했던 이 나라 노동자들은 또다시 정년연장 입법을 통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임금이 삭감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현대차·기아에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사용자를 상대로 그걸 하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해서 합의하게 된 것이다. 정년연장을 하면서 사용자가 또다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임금을 삭감할 것에 사전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것까지 노조가 요구하고 합의해야 한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분명히 이 나라의 노동현실을 보자면, 쟁취했다며 성과로 내세울 수도 있겠지만 이런 노사합의를 지켜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기존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국가가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 아무리 정년연장을 하면서 임금피크제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더라도 노동자가, 노동조합이 동의나 합의해 주지 않고서 사용자가 맘대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는 없다. 그러니 간단하다. 과반수노조가, 노동자 과반수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동의해 주지 않으면 정년을 몇 년 앞두고서 임금을 삭감당할 일이 없다. 그걸 버텨내지 못해서, 사용자의 이러저런 압박에 굴복해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동의를 해줘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 정년연장하면서 사업장마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됐다는 것은 이 나라에서 노동자는, 노동조합은 사용자의 압박을 버텨낼 힘조차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임금피크제를 확장 도입하지 않겠다고 하는 합의는 그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몸부림이겠지만 노동자가, 노조가 버텨낼 의지와 힘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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